2022년 11월 18일 새벽, 광주경찰청에 한 여성이 112신고를 했습니다. 신고자는 39살 장 모 씨로, 그때 남자친구와 함께 있었습니다. 그리고 1시간 30분 뒤, 장 씨는 달리던 차에 치여 숨졌습니다.
장씨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건 남자친구 때문이었습니다. 남자친구 차를 함께 타고 시내를 달리던 중 말다툼이 벌어졌고, 남자친구가 제멋대로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휴대전화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겁니다. 하지만 남자친구는 112에 신고 중이던 여자친구 장 씨의 휴대전화 너머로 이렇게 말했습니다.
"안 오셔도 돼요. 저 여자 술 취해서…"
경찰은 출동하지 않았습니다. 다급해진 장 씨는 남자친구가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세우자 내려 도로를 달리던 택시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.
"살려주세요. 맞았으니까 경찰에 신고해주세요." (장 씨)
"아무 일도 아니니까 그냥 가세요. 신고는 내가 해 줄게. 씨○○아"(남자친구)
당시 승객을 태우고 있던 택시기사가 대신 112에 신고했지만, 문제는 약 10분 뒤 발생했습니다. 장 씨가 다른 차량에도 도움을 요청하려던 순간, 한 승용차가 장 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치면서 사망 사고로 이어진 겁니다. 택시기사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건 사망사고 발생 후였습니다.
이런 사실은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장 씨의 남자친구에 대한 광주지법 재판 과정에서 뒤늦게 드러났습니다. 112신고를 받은 경찰이 부실하게 대응하는 바람에 사망 사고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올만한 상황이 그때 있었던 겁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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